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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적기

트위터를 통해 본 세월호와 노후 핵발전소에 대한 관심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핵발전소 안전성을 걱정하는 이들이 많이 늘어난 것 같다.

세월호 탑승인원과 구조자 숫자는 국민들의 질타에도 불구하고 몇차례나 변경되었고, 원활하지 못한 정부 부처간 협조관계, 초동대응 과정 미숙으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안타까움 속에 세월호 사건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그 모습은 후쿠시마 핵사고 당시 혼란속에 빠져 있었던 일본의 모습과 오버랩되면서 핵발전소 안전에 대한 문제제기로 확대되었다.


이는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던 탈핵운동가들에게서만 들은 것이 아니라, 사무실로 구체적인 질문과 대응책을 묻는 전화와 연락이 오는 것을 통해서도 실감할 수 있다. 경험상 1~2건의 직접적인 연락(전화 혹은 메일)이 오기까지는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수십~수백명의 사람이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던 터라, 이는 단지 탈핵운동을 고민하는 '일부'의 고민이 아니라, 온 국민의 것으로 확대되고 있는 느낌이다.


그럼 이런 고민을 갖고 있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그렇지 않아도 최근 유행하는 "Big Data" 분석 기법을 탈핵운동에도 접목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던 중 이번 사건은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듯하여, 트위터 분석 싸이트(TOPSY)를 통해 몇 가지 데이터를 찾아보았다.


먼저 트위터 상에서 "고리"라는 단어가 들어간 트윗의 숫자이다. "고리"라는 말은 고리 핵발전소를 뜻하기도 하지만, "연관고리"처럼 다른 단어로도 많이 쓰이는 단어이다. 하지만 4월 16일 이전 500~800건 정도를 유지하던 "고리"라는 단어가 4월 16일 이후 급증하여 18일 2천건, 23일 3천건, 5월 2일엔 거의 4천건에 육박한 것을 알 수 있다.




핵발전소를 뜻하는 "원전" 역시 마찬가지이다. 4월 16일 이전 500건 미만이던 트윗이 4월 16일 약 1천800건, 23일 2천500건, 5월 2일엔 5천건을 넘었다.


이들 날짜에 트윗이 집중적으로 늘어난 것은 진중권 등 파워트위터들이 올린 몇몇 글들이 계속 RT 되었거나, 대만의 반핵시위와 핵발전소 건설 중단 소식, 고리 1호기 폐쇄에 대한 여론 조사 결과 등 언론 보도가 집중적으로 RT 되면서 급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루 4~5천건의 트윗은 세월호 사고 이후 하루 "세월호"라는 단어가 포함된 하루 10만~15만 트윗에 비하면 월등히 적은 숫자이다. 하지만, 4월 16일 이전 국민들의 관심사와 비교할 때는 분명히 구분되는 숫자이다. 같은 기간 서울시장 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박원순, 정몽준 2명의 이름이 들어간 트윗이 각각 하루 평균 2천~5천 트윗 정도 임을 고려할 때 4천~5천 트윗은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참고로 "박원순" 트윗은 서울지하철 사고, "정몽준" 트윗은 아들의 세월호 발언으로 급증하기는 했지만, 일상적으론 그렇게 높지 않다.) 이런 점에서 고리 1호기를 중심으로 노후 핵발전소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폐쇄 요구가 세월호 사고 이후 급증했음을 알 수 있다.





참고로, 같은 기간동안 "월성"이란 단어는 크게 영향을 받지 못한 것을 알 수 있다. 4월 16일 이전 하루 50건 미만을 기록하던 "월성" 트윗은 4월 21일 약 200 트윗을 기록하지만, 이 트윗은 "우월성"이 포함된 단어이며 그 이후에는 평소와 다름없이 50건 안팎의 트윗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현재 월성1호기가 수명연장을 위한 심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노후 핵발전소 = 고리 1호기"라는 관심이 많고, 월성 1호기 수명연장 문제가 아직 폭넓게 알려지지 않아 생긴 일로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핵발전소 안전 문제는 단지 몇몇 탈핵운동가나 해당 지역주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온 국민적 관심사로 확대되었다. 이러한 측면에서 핵발전소 안전문제에 대해 관심을 넓히는 일은 더욱 폭넓게 기획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 각광받고 있는 SNS 를 통한 Big Data 분석 등 국민들의 관심을 읽고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더욱 폭넓게 고민되어야 할 것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 세월호 문제를 계기로 대형 재난 특히 핵발전소 사고시 국가차원의 방재 대책을 다시 살펴보는 기회도 함께 가져야 할 것이다. 핵발전소 재난은 단지 방사능 재난으로 머무르지 않고 복합재난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방사능 재난보다 먼저 나타나는 것이 구조체계 미숙, 구호 물품과 인적 수송과정에서의 문제 등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방사능 재난 상황에 대한 국가 재난시스템을 다시 점검하고 일상시기 피난 및 대피 시스템을 잘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