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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협약/COP14 참가

12/1 기후변화협약 총회가 시작되다!! [기후변화협약(UNFCCC COP14)]



기후변화협약 총회가 벌어지는 포즈난 국제전시장 15동 건물입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포즈난 국제전시장은 1921년 개장한 역사 깊은 전시장입니다. 독일과 러시아의 길목에 있는 지리적인 요건 등이 작용했다고 합니다. 이곳 전시장은 면적만 우리나라 킨텍스의 2배라고 할 정도로 넓습니다. 1만명이 오고가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이지만, 국제회의장 전체 면적 중 약 1/4 정도만을 쓰고 있는 느낌입니다. 대부분의 참가자(VIP는 다른 문이 있겠지요^^)가 이 문으로 출입하며, 아침 8시에서 9시의 풍경은 흡사 대학교 정문이나 대공장의 정문 같은 분위기 입니다.(줄서서 등교 혹은 출근하는 모습이지요..)

첫날의 시작은 WWF의 "Crack the climate nut - 기후 호두(기후변화를 둘러싼 여러가지 허상)를 깨라"로 시작했습니다.
기후변화를 둘러싼 논의에 각국 정부가 성실히 임하지 않는다는 비판은 계속 있었습니다. 이번 기후변화협약 총회에서 허상을 깨고 성실한 - 그리고 기후변화방지를 위한 실질적인 - 협상을 하라는 의미의 캠페인입니다. 거대한 호두깍기와 함께 지나가는 이들에게 호두를 하나씩 나눠주는 캠페인입니다. 이후 며칠동안 호두를 들고 다녔는데, 그때마다 캠페인이 생각나는 꽤 잘 잡은 캠페인이었습니다.


기후변화협약 총회에서 청년그룹(YOUTH GROUP)의 역할은 각별합니다. 첫날 청년그룹은 캠페인을 하고 환영의 의미를 밝혔습니다.(자세히 보면 오른쪽 위에 '환영합니다.'라는 말이 써 있습니다.) 이후로도 몇차례 캠페인이 아침에 있었고, 청년그룹 별도의 회의와 논의는 회의 기간 내내 이어졌습니다.


위의 두 캠페인이 진행되는 입구 맞은 편길에서는 그린피스의 전시물 개막식이 있었습니다. 석탄에 둘러쌓여 불타는 지구를 형상화 한 이 조형물은 개막식 당시에는 언론의 주목을 많이 받았는데 조금 외진 곳에 있던 탓에 행사 기간 내내 - 마치 지구의 현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듯 - 방치(!)되어 있었습니다.(이런 의미에서 일부러 거기에 설치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_-;;)


저는 포즈난 공항으로 들어오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포츠난 국제전시장 근처에 공항이 있다고 합니다. 지난 가는 항공기를 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으나, 헬리콥터를 보는 것은 이날과 랠리 날이 거의 유일했더 것 같습니다. 주요 국제 행사장에 헬리콥터 정도는 필요하겠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아래 있는 건물은 국제회의장 입구의 건물인데, 동유럽에서 많이 보이는 소련제 헬기와 아래 건물, 알파벳을 보는 순간 저는 자꾸 체르노빌 다큐에서 본 장면들이 떠올랐습니다. 너무나 비슷한 장면이지요. ^^


밖에서 본 국제회의장 모습입니다. 위의 사진이 주 입구 입니다. 이번 행사의 메인 컬러는 걸개 그림에 있는 것처럼 예쁜 파란색입니다. 아래 그림은 국제회의장 앞 삼거리입니다. 이곳 시내에서 주요 교통수단은 트램(전차)입니다. 다양한 방면으로 오고가는 전차들로 선로와 전선이 어지롭게 흩어져 있습니다.


기후변화협약회의는 항상 부속행사가 열립니다. 에너지 관련 업계가 대부분 모이기 때문입니다.
위의 사진은 세계풍력협회(GWEC)에서 전시회를 한 풍력관입니다. 사실 전시물은 사진이 몇 개이지만, 각종 토론회 등을 하면서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 항상 커피와 무선 인터넷, 앉을 자리를 제공하고 저녁이면 와인과 맥주, 음식을 제공하는 리셉션을 진행합니다.
아래는 세계배출권거래협회(IETA)의 전시관입니다. 이곳은 반대로 상당히 초라한 전시관입니다. 쉘 등 몇몇 다국적 기업이 부스를 갖고 있지만, 파견직원 1-2명이 자리만 지키고 있는 수준입니다. 대신 이곳에서도 계속 토론회 등을 개최해서 업계의 발표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회의가 없는 중간 잠시 들어가서 찍은 것입니다. 기후변화협약 총회는 NGO 등 일반참가자들이 직접 참가 가능한 회의, CCTV를 통해 간접적으로 볼수 있는 회의, 아예 참관이 불가능한 회의로 구성됩니다. 참관이 가능할 때는 이처럼 문을 열고 회의가 진행됩니다. 이곳에는 이정도 규모의 회의장이 2개를 포함 규모를 달리해 수백명 규모의 회의장에서 수십명 규모의 회의장까지 대략 34개의 회의장과 풍력관, IETA관, 에너지기술과의 세미나 실이 있습니다. 이 곳에서 매일 시간대별로 세미나와 행사, 회의가 열리는 한마디로 회의의 천국입니다..^^


오전에는 회의장에서 조금 떨어진 DELTA 빌딩에서 열린 기후정의네트워크(Climate Justice Netwok, CJN)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제3세계 국가들을 중심으로 1세계까지 포괄해 구성되어 있는 기후정의네트워크는 한국에서 참가를 부탁받기도 했고, 저도 한번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참가했습니다. 약 60명 정도가 참가한 첫날 회의는 그간 경과를 공유하고 이후 파트를 나누어 토론할 주제를 정하는 '첫번째 모임'의 성격이 강했습니다. 이후 매일 회의와 분과별 회의를 통해 의견을 모으기로 했는데, 이번 회의에서 제가 관심을 갖고 참가한 주제 - 핵발전과 기후변화 주제에서 조금 벗어나기도 하고 처음 생각했던 구성과 조금 다른 듯하여 이후 회의에는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포즈난의 인구는 대략 60만명이 안된다고 합니다.(우리나라 포항보다 조금 큰 규모입니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이처럼 큰 행사가 열린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를 상상해 보았습니다. 창원 람사르 회의처럼 국가적인 행사로 몇달전부터 난리가 나고 도시는 플랭카드로 뒤덮혔을 겁니다. 이에 비해 포즈난 시내는 비교적 평온했습니다. 플랭카드 '도배'도 없고 오히려 간간히 보이는 광고판이 무색할 정도 였습니다. 우리나라가 특수한 것인지, 원래 국제행사가 많은 이 도시의 특성인지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행사장 안의 물가가 너무 높아 첫날 오후에는 구시가지에 장을 보러 갔습니다. 장보러간 길에 우연히 발견한 기후변화 홍보부스입니다. 시간이 6-7시 경인데 저녁이라 지나가는 사람들도 없고 도우미들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이곳은 평소 4-5시면 어두어지기 시작해서 6시면 완전히 밤 입니다.)



첫 날 회의장에서 첫날을 보내고 식사문제로 고생을 했습니다. 위에 있는 먹다 남은 샌드위치(1/4밖에 안 먹은 것입니다.)와 커피 한잔에 1만원씩 하는 것을 보고 도시락을 싸서 다니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첫날 하루에만 2만원을 썼습니다. 폴란드 포즈난의 물가는 싼 편입니다. 요즘 환율때문에 1즐로티(폴란드 화폐 단위)가 550원까지 올랐지만, 그래도 축산물, 야채는 싼편입니다. 특히 축산물은 쌉니다. 그래서 하루동안에 쓴 돈과 동일한 돈(2만원)으로 옆에 있는 만큼의 먹을 거리를 샀습니다. 이후 마지막 날까지 저는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