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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적기

환경문제가 자연과학이나 공학의 문제가 아닌 이유 - 2008.8. 경주.


< 경주시내에 붙은 플랭카드, 방폐장 주민투표가 끝난지 3년이 지난 2008년 8월. 경주는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본사 위치문제와 (방폐장 건설의 지원내역에 포함된) 양성자가속기 건설 비용문제로 시끄러웠다. 당시 시내에는 이런 종류의 플랭카드를 쉽게 볼 수 있었다. 2008년 8월 11일 촬영>


2005년 경주 방폐장 주민투표가 끝난지 벌써 3년이 지났다.
정부 일각에서는 주민갈등(혹은 NIMBY)를 극복한 성공사례라고 치켜세우기 급급하지만,
경주 내부에선 3년이 지난 지금까지 문제가 "현재 진행형"이다.

"돈(3000억 + 알파)"를 지원해주겠다는 약속은 두고두고 경주시민을 괴롭히고 있다.
준다던 돈과 지원이 작아서 문제, 한수원본사이전 문제처럼 정확하지 않은 약속이 문제,
그리고 한 번 지원을 약속한 이후 계속 지원이 나올 것이라고 믿는 것이 문제이다.

이러한 문제 앞에 정작 문제를 일으킨 정부나 발전사업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어찌되었던 방폐장 문제는 '해결'되었기 때문"이다. 진짜로 문제가 해결되었는지,
혹은 문제 해결로 인해 파생되는 다른 문제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3년 지나서 이제 정권도 바뀌고 담당자도 바뀌었지만
방폐장 주민투표가 끝나고 3년이 지나 방문한 경주에서 찍은 한장의 사진은
아직도 경주에서 방폐장 문제가 끝나지 않았다는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환경문제가 - 흔히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자연과학이나 공학적인
문제가 아니라 - 사람과 사람이 얽여 있는 우리 사회의 문제이며, 단지 이 문제를 기술적인
문제로만 접근할 경우 얼마나 문제의 본질에 접근할 수 없는지를 보여주는 지를
이 사진은 잘 알려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