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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미국 드리마일(TMI, Three Miles Island) 핵발전소 사고 30주기 성명서


<청년환경센터 성명서>
 

사고의 교훈을 되새길 것인가?

‘원자력 르네상스’의 망상을 따를 것인가?

- 미국 드리마일(TMI, Three Miles Island) 핵발전소 사고 30주기 성명서 -


내일(28일)은 미국 펜실베니아주 해리스버그 인근의 작은 섬 - 드리마일섬(Three Miles Island)에서 미국 역사상 최대의 핵발전소 사고가 일어난 지 30년이 되는 날이다.

1979년 3월 28일 새벽 4시, 드리마일 핵발전소 2호기에서 부분적인 노심용융사고(Partial-Core Meltdown)사고가 일어났다. 드리마일 사고는 냉각수 손실로 인한 노심용융은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사안이었기에 이에 대한 미국민들의 불안감은 극도로 높아졌고, 차이나 신드롬(China Syndrome - 노심용융으로 뜨거워진 원자로가 땅을 뚫고 들어가 지구반대편(미국의 경우 중국)에서 폭발한다는 신드롬)까지 일어나면서 큰 반향을 일으킨 사고였다.

드리마일 사고는 사고 발생이후 원자력계의 대응이 철저히 ‘비밀주의’, ‘전문가주의’로 일관되게 진행된 사건으로 유명하다. 사고 직후 사고 내용에 대해서는 충분한 자료를 제공치 않아 언론과 지역사회의 비난을 받았으며, 1980년에는 별다른 장치 없이 43,000퀴리의 크립톤을 대기 중으로 배출시키는 등 사고 이후 뒤처리과정에서도 많은 잡음이 있었다. (이러한 논란은 1993년까지 진행된 삼중수소가 포함된 물에 대한 대기 증발에서도 계속 이어졌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드리마일 핵사고는 핵발전소를 중심으로 진행되던 미국의 전력정책에 큰 영향을 미쳤다. 발전소 안전과 감시에 대한 안전장치가 더욱 강화된 것은 물론이고, 핵발전소의 안전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높아짐에 따라 결과적으로 1979년 이후 신규핵발전소 건설을 어렵게 만드는 주요한 계기로 작용하기도 하였다. 또한 이러한 흐름들은 한참 핵발전소를 증설하고 있던 유럽에도 영향을 미쳐 1986년 체르노빌 사고가 있기 전까지 핵발전소의 안전성을 의심하는 주요한 계기로 작용하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드리마일 사고의 의의는 전 세계가 탈핵발전으로 나아가는 데 큰 전환점이 되었다는 점이다.
1970년대 중반까지 핵산업계는 전례없는 호황기를 누린다. 1970년대 중반 매년 30기 이상씩 핵발전소를 신규로 짓던 핵산업계는 1979년을 기점으로 그 개수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해 1995년에는 한해동안 한기의 핵발전소 건설도 일어나지 않는 최악의 상황까지 이어지게 된다. 이러한 상황은 1979년 미국의 드리마일, 1986년 구소련을 체르노빌을 비롯한 대형 핵발전소 사고와 재생에너지산업의 비약적인 발전, 세계 각국 국민의 에너지 문제에 대한 인식 제고 때문에 생긴 것이다.

요즘 핵산업계가 ‘원자력 르네상스’라는 말을 유포시키고 있는 것도 1990년 중반의 ‘원자력 암흑기’로부터 핵산업이 벗어나고 있다는 표현이지만, 사실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신규발전소 건설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던 최악의 암흑기는 벗어났으나, 과거 서구유럽을 비롯 전세계가 핵발전에 뛰어들었던 것과 달리 한국, 러시아, 중국 등 몇몇 국가에 한정되어 있고, 그나마 2006년과 2007년 4~7개 수준이어서 과거의 영광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반면 1970년대 붐을 이루면서 지었던 핵발전소들은 이제 설계수명이 하나씩 다 되어가면서 폐쇄될 것인가 일시적인 수명연장을 할 것인가의 기로에 서 있는 것이 현실이다. 1980년대까지 10여개에 이르던 핵발전소 플랜트 생산 업체가 2000년대 중반 Big 3로 통폐합된 것도 핵산업계가 처해있는 현실을 너무나 잘 보여주는 예이다.

그러나 한국은 이러한 흐름과 정반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2008년 8월 이명박 정부가 발표한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을 비롯 각종 에너지계획에서 핵발전 비중은 지금보다 더욱 높이는 것으로 계획되고 있다. 현재 전력 중 40% 수준을 차지하고 있는 핵발전비중을 2030년 60% 선까지 올리게 되면 우리나라는 면적대비는 세계 최대의 핵발전 국가가 될 것이다. 좁은 국토에서 사고의 위험성을 안고 우리 국민 모두가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미 Big 3로 재편되어 신규 사업자가 끼어들 틈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수출 산업으로 ‘핵산업’을 육성시키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세우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 서구국가들은 핵사고라는 뼈아픈 경험을 통해 그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알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이미 그러한 경험은 인류 모두의 경험으로 남았으며, 핵발전이 아닌 다른 방법을 찾아서 그들은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타산지석(他山之石). 미국을 비롯하여 전세계 각국의 핵발전 정책에 큰 변화를 가져다준 드리마일 핵발전소 사고, 30주기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교훈은 매우 간단하고 분명한 것이다. 하지만 드리마일의 교훈을 따르지 않는다면, 우리 역시 그들처럼 뼈아픈 실패의 역사를 되풀이해야 할 것이다.

2009. 3. 27.

청년환경센터

 

<별첨 표 참고>

<별첨 표>

년도

건설 시작

발전소 수

전력망에

연결된 발전소 숫자

운영 중인

핵발전소 누계

1971

14

16

99

1972

30

16

113

1973

27

20

132

1974

27

26

154

1975

32

15

169

1976

33

19

186

1977

19

18

200

1978

14

20

219

1979

25

8

225

1980

20

21

245

1981

15

23

267

1982

14

19

284

1983

9

23

306

1984

7

33

336

1985

13

33

363

1986

7

27

389

1987

7

22

407

1988

5

14

416

1989

6

12

420

1990

4

10

416

1991

2

4

415

1992

3

6

418

1993

4

9

427

1994

2

5

429

1995

0

5

434

1996

1

6

438

1997

5

3

433

1998

3

4

430

1999

4

4

432

2000

6

6

435

2001

1

3

438

2002

5

6

439

2003

1

2

437

2004

2

5

438

2005

3

4

441

2006

4

2

435

2007

7

3

439

<건설시작 원자로수, 전력망에 연결된 원자로수, 가동중 핵발전소 누계(1970년~2007년)>

 

1970년대 호황기를 겪었던 핵산업계는 1990년 중반이후 최악의 ‘암흑기’를 거치게 된다. 그러나 핵산업계의 희망처럼 아직 과거의 호황이 되돌아오고 있지는 않다.

<건설시작 원자로수, 전력망에 연결된 원자로수(1954~2007)>

<세계 원자로의 개수와 설비용량 추이(누계,1956~2007)>

- 그래프는 첨부파일을 참조해주세요.